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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

격노한 고양이에게 마법의 단어

 
반려묘와 함께 사는 집사들에게 '빗질'은 때로 목숨을 건 사투와 같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사진 한 장은 이러한 집사들의 고충과 고양이의 단순하면서도 귀여운 본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진 속 고양이는 집사의 빗질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금방이라도 하악질을 내뱉을 듯한 '격노'의 표정을 짓고 있다. 귀는 뒤로 젖혀져 있고 눈매는 날카롭게 서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느끼게 할 정도다.
 
하지만 이어지는 오른쪽 사진에서 반전이 일어난다. 집사가 아주 작은 소리로 속삭인 마법의 단어, '간식'이라는 말 한마디에 고양이의 표정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방금 전까지 세상을 다 멸망시킬 듯 화를 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동공이 커진 채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집사를 바라보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분노로 가득 찼던 뇌 회로가 '간식'이라는 보상 신호에 의해 순식간에 재부팅된 셈이다.
 
이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우리 집 고양이도 '간식' 소리만 들으면 자다가도 일어난다", "분노 조절 장애도 치료하는 마법의 단어", "표정 변화가 거의 연기대상 감이다"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특히 빗질이라는 불쾌한 경험을 간식이라는 강력한 쾌락으로 덮어버리는 고양이의 단순 명료한 생존 전략에 많은 이들이 실소를 터뜨렸다. 이는 고양이가 인간의 언어를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특정 단어의 소리와 뉘앙스를 얼마나 예민하게 포착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고전적 조건형성의 전형적인 예로 설명한다. 특정 단어가 긍정적인 보상과 반복적으로 연결될 때, 동물은 그 단어만으로도 즉각적인 정서적 변화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비록 빗질로 상처받은 자존심은 남았을지언정, 눈앞에 펼쳐질 간식의 향연을 기대하며 화를 억누르는 고양이의 모습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모습과도 묘하게 닮아 있어 씁쓸한 공감을 자아낸다. 결국 집사와 고양이 사이의 평화는 정교한 대화가 아닌, 적절한 타이밍에 투입되는 '간식'이라는 자본주의적 합의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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